팀원이 퇴사 의사를 밝혔다.
"팀장님, 저 드릴 말씀 있습니다."
"저 9월까지만 일하고, 그만두겠습니다."
여러가지 상황 상 그의 얘기가 놀랍지는 않았다.
놀라지 않는 내가 오히려 더 놀라웠다. 그 정도로 열정이 식은 건지, 예상을 해서 인지, 자포자기인 건지, 무력감인 건지..
이 정도면 내가 사라지는 게 맞는 게 않은가?
새로운 리더에게 거는 기대는 걸었던 속도만큼 빠르게 사라져간다.
처음이라서 하는 많은 시도들 - 그 시도들이 차가운 반응과 맞닿으면 얼마나 빠르게 움츠러드는지 안다.
나는 내가 처음 팀웍 마련을 위해 시작했던 '동네 한바퀴'를 해내지 못했다.
그게 그들을 제 2의 업무로, 부담으로, 더 나가아 가서는 팀장 놀이, 갑질, 괴롭힘으로 느끼는 것 같았기 때문이다.
슬며시 든 오한과 찬물을 끼얹은 듯 불연 듯 알아지는 온도 차... 몇번 만 느끼고 나면
손가락으로 만진 달팽이 더듬이처럼 빠르게 얇은 껍질 안으로 들어가 버린다.
달팽이는 곧 다시 내밀지만...나는...죽은 척하기의 고수인가 보다. 다시 내밀어 지지가 않았다. 그 뒤로 내내 쭉
이런 사람이 팀장을 하는 것은 전체 조직에 너무 큰 위해다.
MBTI를 조롱하는 사람들도 많지만, 나 같은 타입의 무감정 일만 하려는 사람들을 조직에서 뽑지 말아야 한 다지..
나에게도 새로운 리더가 생겼다. 윗사람이 생기는 것은 좋은 것이다. 배울게 있고, 피드백을 받고 나도 또 성장할 기회다.
그가 처음이라서 하는 많은 시도들에 대해 바람 빠지지 않게 도와주려는 나의 마음, 의지, 동의, 지지가 있다.
절로 신 나서 그리 하는 게 아니라, 애쓰는 만큼 애쓴 보람이 있게 해주고 싶은 동병상련의 마음도 한 축이다.
나이스 하고 합리적이고, 나의 권한을 존중해준다.
나는 무엇이 두렵고, 무엇을 걱정하고 무엇을 하고 싶은가?
어떤 팀이어야 한다고 생각하는가...
미친 듯이 일하고 몇날 며칠을 쉴 수 있는 팀....내내 안달복달 성과 없이 몸이 바쁜 팀이 아니라
굵직 굵직하게 세상에 필요한 것을 만들어내고 공유하고 싶다.